녹색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
(밀양=영남데일리)오지민기자 = 농촌에서 보리재배 면적과 농가수가 늘면서 농민들의 새로운 소득원 역할을 하고 있고 청보리밭의 멋진 경관은 도시인들에게는 좋은 힐링 관광 공간이 되고 있다.
밀양 청보리밭은 주말과 휴일 가족나들이 장소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봄철 청보리밭을 걸으면 녹색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
경남 밀양시에는 최근 보리재배 면적이 급격히 늘면서 보리생산의 부활 기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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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보리밭 / 사진제공=밀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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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의 보리재배 면적 추이를 보면, 2014년 1,225ha, 2015년 1,300ha, 2016년 2,289ha 이다. 밀양에서 재배되는 보리는 대부분 겉보리이며 쌀보리도 일부 생산되고 있지만 맥주보리는 생산되지 않는다.
보리재배가 늘고 있는 것은 정부의 보리수매가 2011년부터 중단됐지만 각 지역 농협에서 보리를 매입하고 있어 농민들의 보리판로가 확보된 점을 들 수 있다. 또 보리재배는 노동력과 경영비가 다른 작물에 비해 적게 소요되는 장점이 있다. 농협에서는 보리를 매입하여 보리정미소 또는 질금공장, 보리차용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밀양시에서 보리재배가 가장 많은 상남면의 경우 2014년 451ha, 2015년 563ha, 2016년 567ha로 해마다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상남면 들판에는 겨울을 이겨낸 청보리가 녹색정원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주말과 휴일에는 인근 대도시로부터 보리정원을 보기위한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녹색 청보리가 봄을 초대하는 전령 역할을 하고 있다.
보리는 세계 4대 작물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곡(五穀 : 쌀, 보리, 조, 콩, 기장) 중 하나이며 쌀 다음가는 주식(主食) 곡물이다. 보리를 이용하여 보리밥, 보리죽, 보리수제비, 보리수단, 보리감주, 보리막걸리, 보리차, 보리누룩, 보리고추장 등을 만들 수 있으며, 맥주의 원료 등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보리는 재배 역사가 가장 오랜 작물의 하나로 중부 유럽이나 이집트의 석기시대 유물에서 보리가 발견되었기 때문에 보리는 약 1만 년 전에 재배가 시작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현재 보리는 세계적으로 널리 재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전국적으로 재배되고 있다.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가을에 추수한 식량이 다 떨어지는 이른 봄철이면 춘궁기(春窮期), 즉 '보릿고개'라 하여 보리 수확기까지 양식이 떨어지는 농가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쌀이 풍족하고 식생활이 서구화됨에 따라 보리 소비는 감소되었다.
그러나 보리의 생리활성 기능성이 재조명되면서 보리국수, 보리빵, 보리 미숫가루, 보리차, 보리음료 등 보리를 이용한 가공식품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건강관리를 위하여 보리밥 전문식당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보리는 쌀에 비해 소화가 빨라 쌀밥 50g을 소화하는 데 1시간 30분이 걸리는 반면, 보리밥은 같은 시간에 100g을 소화시킨다. 국제영양학회에서 동물실험 결과 쌀과 보리를 7:3 비율로 섞어 먹는 것이 몸에 제일 좋다고 밝혔다.
보리의 주요 성분은 탄수화물 75%, 단백질 10%, 지방 0.5% 정도이며, 그 외 섬유질, 회분, 비타민, 무기질 등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보리는 다른 곡물에 비해 섬유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배변에 도움이 된다.
보리는 최고의 자연 강장제이다. 말초신경 활동 증진과 기능 향상 등으로 정력 증강에도 도움이 된다. 보리는 위(胃)를 온화하게 하고 장(腸)을 느슨하게 하며 이뇨(利尿)의 효과도 있다. 즉 보리는 몸을 보하고 오장(五臟)을 튼튼히 해주는 식품이다. 파키스탄에서는 옛날부터 보리가 심장보호제로서 오랫동안 사용되었다.
햄버거·피자·라면·빵 같은 패스트푸드 섭취가 급증해 비만·당뇨병·고지혈증 등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비추어 우리나라 전통 식사법인 여러 가지 곡물을 섞은 밥 중심의 식사를 하는 것이 생활습관병(성인병) 예방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보리잎을 이용하는 연구가 국내외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보리잎의 추출물은 강력한 항산화제인 SOD, 비타민 C, 비타민 E 및 베타카로틴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ydn@yeongnam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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