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대학, 인문학 열풍
(밀양=영남데일리)오지민기자 = 박물관의 수준은 시민의 문화수준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박물관은 지식의 창고이며 전시장이고 도시의 중심이 되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밀양시립박물관은 전통문화의 전시와 보관 이외에 박물관대학을 운영하면서 시민들의 역사와 예술ㆍ문화에 대한 지식을 전파함으로서 인문학에 굶주린 시민들의 지적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밀양시립박물관대학은 2009년 가을에 제1기를 시작으로 매년 9월에서 11월까지 1회씩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는 여섯 번째의 학기를 수강생 87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24일부터 11월 5일까지 총13강으로 편성하여 매주 수, 목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시립박물관 강당에서 운영해 왔다.
박물관대학 개설 첫해 부터 전문대학교수와 각 분야 전문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강사진들의 전통문화와 한국사 강의는 정규교육과정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내용들로 수강생들의 열기가 가득하였다.
또한, 강의를 맡은 강사진들도 인구 11만 정도 밖에 안 되는 도시에서 개최되는 인문학 강의에 강의실을 가득 매우는 수강생들의 열기에 감동되어 인구 40~50만 도시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광경이라며 부러워하기도 했다.
박물관 대학 초기에는 한국사와 전통문화, 고전문학 등 인문학 분야와 관련한 내용으로 운영해오다 지난 2013년 4기 박물관대학 때부터 밀양지역의 향토사와 시립박물관 소장 유물에 관한 내용을 50% 정도로 확대 편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대학 강사진들은 주로 대학교수와 강사, 문화재연구소 연구원, 박물관 관계자(학예사), 향토사학자, 문화유적답사 전문가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제1기 박물관대학 개강을 준비하면서 수강생 모집이 정원을 채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수강신청기간을 20일 정도로 길게 잡아서 홍보를 하였으나 당시 정원 60명으로 선착순 모집으로 홍보를 시작한 지 5일 만에 정원을 훨씬 초과하는 100여 명이 신청하여 서둘러 수강생 모집을 마감시켜야 했다. 그러나 등록을 하지 못한 일부 신청자들이 신청기간이 아직 남았으니 등록을 해 달라며 문제를 제기하여 하는 수없이 등록신청을 한 모든 분들을 수용한 결과 84석 규모의 강당에 보조의자를 깔아 119명이 함께 수강을 해야만 했다.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재학 주무관은 “밀양의 정체성인 선비정신이 어떤 것인지, 또 향토사와 전통문화의 독창성은 어디에 있는지를 알리고 보존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박물관대학으로 운영하고 있다.” 라고 말하고 “다양한 계층의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밀양박물관대학 6기 수료생 문영균(67세)씨는 “박물관 대학에서 이같은 인문학 강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무척 고맙다.”라고 말하고 “시민들에게 고급문화의 지식을 갖게 해주는 박물관대학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밀양시립박물관은 밀양12경도와 사명대사 친필 등 여러가지 유물을 갖고 있는 경상남도 내 최초의 공립박물관이다. 1974년 3월에 설립되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경남도내 공립박물관 중에서도 소장유물이 가장 많은 10,816점에 달하며 이중에서 91%에 달하는 9,850여 점이 시민들이 무상으로 기증해 준 것으로 모두가 밀양의 소중한 향토 사료들이다.
특히 2층에 있는 전시형 목판 수장고는 밀양시립박물관에만 있는 독특한 시설이다. ‘수장고’라는 비밀의 공간에 유리벽을 설치하여 수장고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하여 수장과 전시의 기능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한 시설이다. 이곳에 수장하고 있는 목판은 49종에 총6,800여 장으로 밀양에서 조선시대 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간행한 문집책판으로 밀양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선비문화의 대표적인 유물이다.
지방 박물관은 그 지방 특유의 전통과 문화를 전시하는 공간이다. 밀양시립박물관은 ‘학문과 충효의 고장’ 이라는 밀양의 전통에 충실한 곳이다. 밀양박물관의 소장품 중 도자기, 서화, 목판, 서지류 등은 놀랄만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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