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문화재단은 지난해 지역의 대안적 실험공간으로 설립한 ‘space 298(스페이스 298, 포항의 대안공간이자 프로젝트 스페이스)’이 지역 예술 기획공간으로서 본격적인 실험적 예술 프로젝트 전시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포항문화재단 주최로 운영되는 ‘스페이스 298’은 포항시 예술-문화의 거리 꿈틀로에 위치한 기획형 예술 프로젝트 공간이며, 올해부터 ‘스페이스 298’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정립하고 명확하게 가시화하기 위해 아트 디렉터로 이병희 씨를 선임하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이병희 디렉터는 ‘가나 아트센터’, 국내 대표적인 대안공간인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다방’의 큐레이터를 거쳐 ‘갤러리 정미소’의 아트디렉터를 역임했으며, 독립기획, 연구, 비평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최근 ‘한국 생명정치와 미학적 공공성’(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박사학위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수여한 전문 기획자이다.
올해 첫 프로젝트는 2022년 중반기에 진행되는 기획 프로그램 ‘공명계(共鳴界)’ (Resonance from 36.0190° N, 129.3435° E)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홀로세-인류세의 기점이자, 코로나 19의 상실과 성찰을 딛고 새로운 인간(포스트 휴머니티)을 내다보는 현재 시점에서 ‘지구 감각 작용으로서의 기후와 몸-신경학적 정동’에 주목한다.
감각발생의 매질성, 매개성, 복합성, 발생성과 같은 양상과 특질에 우선 주목하며, 발생하고 있는 것임이 분명한데도 인지하거나 판단하기 힘들고 혹은 간과된 감각의 세계, 즉 가상계적, 잠재세계 작용인 정동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는지 고민해본다. 이를 위해 준비한 프로젝트 ‘공명계’는 가상계의 정동 작용을 우선 ‘소리’ 작용을 통해 들여다본다.
워크숍으로 진행되는 ‘공명계’ 참여자들은 여러 차원에서 소리 형태에 접근한다. 자연(nature), 톤(tone), 음악(music), 목소리(voice), 노이즈(noise)는 대략적으로 설정한 소리의 다섯 형태를 조명해 본다.
소리로서의 자연은 물, 바람, 파도 등의 자연 현상으로부터 발생하는 소리를 말하며, 톤(tone)은 리듬이나 소리의 강약으로 형성되는 소리의 음질이나 음색 등 차이적 관점에서의 소리를 일컫는다. 음악은 조화로움과 불일치 사이에서 인간이 기술로서 조형하는 소리 형식이며, 목소리는 인간의 소리로서, 자연으로서의 인간 생명 태동 소리, 인공적으로 상징화·권력화·체계화된 소리를 대조시킨다. 노이즈는 마치 시각에서 가시적·비가시적 영역이 있듯이 소리의 가청적·비가청적 차원을 넘어선 잠재 영역을 가리킨다.
‘공명계’는 포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로 구성된다. △박종연 ‘동글 일렁 뒹글 꼿꼿 찰랑’, △퐝 프렌즈 ‘the tone’(김도혁, 김명진, 김진역, 윤관, 윤승빈, 허유진), △이진희 ‘반짝반짝 보글보글 호오~’, △최수정 ‘스타크래프트’, △허용호, 안성용 ‘선택적 듣기와 다각적 보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명계’ 종합 토크로 중반기 프로그램을 마무리한다.
아울러, 하반기에는 국내 예술 공간과의 기획형 교류, 뉴페이스 아티스트 소개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한편, ‘스페이스 298’은 오늘날 삶의 주요 이슈이자 새로운 가치로 부각된 기후 위기, 지속가능한 생태, 생성적 활동, 좋은 삶과 같은 거시적이고 보편적 문제를 대함에 있어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역 예술 실천’을 통해 접근한다. 또한 ‘확산적 번짐과 스밈’이라는 생성적 감각과 활동적 정서 작용의 핵심인 예술의 정동(affect)적 특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또한, 2022년~2024년에 걸쳐 자연 공생적, 예술 생태적, 인간 사회-지구적 공통성의 작용 기제를 ‘포항’이라는 구체적인 지역에서부터 활성화시키고자 한다. 지금·여기로서의 ‘지역’의 혹은 ‘지역’에서의 예술은 지역-세계의 관계성을 정체성과 경계적 구분으로서가 아니라 공통성 즉 '공통세계(common world)의 정동(affect)’ 관점에서 재배치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련의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는 포항에 내재된 잠재성이 예술적으로 발현되는 장이 될 것이며, 점차 여러 지역들, 더 나아가 세계와 소통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일련의 세심한 고찰과 꼼꼼한 실험들, 성찰적 움직임으로 한 발자국씩 내딛고자 하며, 환원 불가능한 일깨움의 과정은 포항 ‘스페이스 298’의 생성적 정향성을 형성해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그간 경쟁적으로 극성화된 인간중심주의적 미학을 공통세계적 통각(痛覺)의 미학으로 새롭게 재탄생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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