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위치한 경북대학교 첨단기술원이 국내 비영리기관 최초로 ISO 13485 인증을 완료하고, 의료기기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료기기는 일반 공산품과 달리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정의 인증을 획득해야 하는데, ISO 13485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표준 규격으로 의료기기 개발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경영 및 품질관리 시스템을 확보하고 있는지 여부를 인증하는 제도이다.
ISO 13485는 유럽, 캐나다 등이 국가표준으로 채택했고, 미국 등 전세계 대다수 국가가 이에 기반한 의료기기 품질관리 체계를 채택하고 있어 의료기기의 해외 시장 진출에 필수 전제로 자리잡고 있다.
의료기기 인증 획득을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과 품질관리 전문 인력 확보 등이 필요하며, 인증 없이는 의료기기를 출시할 수 없기에 의료기기 인증 획득은 의료 분야 중소기업의 큰 부담이자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 요소 중 하나가 되고 있다.
대구시는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2015년부터 비영리기관인 경북대학교가 국내외 인증을 획득하고, 이를 활용하여 지역 기업을 지원하는 전략을 추진해왔으며, 경북대학교가 국내 비영리기관 최초로 의료기기 제조 인증 및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해외 인증까지 획득함에 따라 지역 의료기기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핵심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실제, 경북대학교는 2018년부터 국내 인증을 기반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전문 컨설팅 및 의료기기 전문 생산을 지원하고 있는데, 2년 동안 총 9개 사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였고, 현재 추가 6개 사와 위탁생산 계약 체결을 협의할 정도로 기업 호응이 높다.
특히, 대구시는 2019년부터는 하나의 공장에서 한 기업만이 의료기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기존 규제를 허물고, 전 세계 최초로 다수 기업이 하나의 공장을 공동 활용하는 ‘의료기기 공동제조소’ 관련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것도 대구시의 지원을 받은 경북대학교가 의료기기 인허가를 획득하였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경북대학교 첨단기술원의 의료기기 품질관리책임자인 김영철 교수는 “대학이 먼저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한 후, 관련 노하우를 기업에 전수하고, 인증된 시설 등 유무형의 자산을 활용하여 기업의 제품화를 돕는다면 의료기기 상용화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내년에는 우리 첨단기술원과 함께 국내 4개사가 미국 의료기기 인허가 획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대학교는 그동안 국내 인증을 기반으로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를 3D프린터로 활용하여 생산하고, 지역 중소기업은 이를 국내 시장에 판매하는 협업 체계를 구축하였는데, 이것은 대학이 기술이나 특허권을 기업에 단순히 이전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의료기기 제품화까지 전 과정을 협력하는 의료기기 분야의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홍의락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의료기기는 인증의 벽을 넘지 못하면 사업화가 불가능한데, 대구에 구축된 해외 인증을 기업지원 체계에 활용하여 ‘메이드인대구 의료기기’가 세계 시장을 주름잡을 수 있도록 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