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객주의 고장 청송으로 전통시장 이야기 인문기행 떠나다
25일부터 이틀간, 김주영 작가가 들려주는 청송․영양 전통시장 이야기
경상북도는 25일부터 이틀간 김주영 소설가와 인문학 동호회원, 사진작가 등 50여명이 함께 청송, 영양지역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전통시장 이야기 인문기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문기행은 첫날 청송 진보시장과 객주문학관, 장계향문화체험관 등을 방문한데 이어, 둘째 날 영양전통시장, 주산지 등을 기행하며 재래시장에서 특산품 구매와 향토문화를 몸소 체험하며 전통시장 속으로 ‘추억 소환’여행을 떠났다.
이번 인문기행을 이끈 김주영 작가는 청송 출신으로 71년 <휴면기>로 문단에 데뷔한 이후 1984년 <객주>로 제1회 유주현문학상, 1993년 제25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수상했다. 이밖에 <화척>, <홍어>, <멸치>, <아리랑 난장> 등 많은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지역출신 유명 소설가다.
김주영 작가는 어릴 적 장날에 대한 추억을 이렇게 회상했다.
“나는 어린 시절을 장마당과 가까운 집에서 살았다. 학교는 멀리 있었고 장마당은 코앞에 있었다. 학교를 결석하는 일은 자주 있었지만 5일마다 열리는 장날을 구경하는 일을 게을리 한 적은 없었다. 자연히 장이 서는 날에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어린 시절은 학교에서보다 장터에서 배운 것이 더 많았다. 나는 장터에서 벌어지는 온갖 인간상들을 경험하면서 조숙한 아이로 자랐다. 장터에서 벌어지는 속임수, 흥정, 폭력 그리고 화해, 미움과 배려, 갈등과 질투 따위의 인간사들이 틀에 박힌 학교 교육보다 나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했다. 나를 자극하는 어른들의 세계를 엿보기 시작하면서 더 넓은 세상이 산골마을 밖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많은 여행을 했었고, 그 여행에서 또 다시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장터구경과 지칠 줄 모르는 여행이 나를 소설가로 만들었다”며 자신의 유년시절 기억을 떠올렸다.
인문기행에 참가한 조민재(54, 출판사 임원)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경북의 지역 특산물을 더 자세히 알게 되었고, 전통시장을 돌아보며 일상생활의 풍족함과 이웃의 다정함을 느낄 수 있게 됐다”며 "김주영 작가의 상세한 설명과 강연은 기행을 더 풍부하게 했고, 상인들을 만나면서 여러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며 전통시장이 활성화되어 젊은이들의 일자리에도 많은 보탬이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매우 만족하고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통시장 이야기 인문기행은 경상북도가 지역출신 유명작가의 사연과 추억을 스토리텔링화해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으로 전국 최초로 실시해오고 있다.
지역출신 시인, 소설가, 화가, 음악가, 웹툰작가, 영화감독, 파워블로거, 언론인 등으로 인문 기행단을 구성해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지역 역사․문화적 명소에 대한 유명작가의 추억에 얽힌 이야기 중심의 인문기행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울진시장(이종원 여행작가, 이규봉 울진숲길이사장), 안동 풍산시장(안도현 시인), 상주 중앙시장(성석제 소설가) 등 3회 실시한데 이어, 올해 인문기행은 지난 7월 김천 평화시장(이동순 시인)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이며, 오는 9월경 여섯 번째 기행을 실시할 예정이다.
송경창 경북도 일자리경제산업실장은 “전통시장은 서민경제의 근원이고 소중한 삶의 터전이며, 사람냄새가 배어있는 곳이다. 근래 전통시장이 침체되고 이용률이 감소되고 있긴 하지만, 특색 있는 콘텐츠개발로 다시 찾고 싶은 전통시장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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