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임을 다시 한 번 확인
정동하의 열창에 뜨거운 함성으로 화답, 하나된 관객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3일 동안 문화예술회관에서 펼쳐진 “제2회 포항뮤직페스티벌”이 포항시민의 가슴에 벅찬 감동을 남기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개막일부터 700명의 관객이 포항문화예술회관을 찾아와, 둘째 날 800명, 마지막 날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1,000명의 관객이 ‘제2회 포항뮤직페스티벌’의 피날레를 함께 했다.
개막공연을 펼쳐진 “시립교향악단 오페라 하이라이트”는 시작부터 관객을 압도하며 ‘포항뮤직페스티벌’의 화려한 막을 열었다. 관객석 쪽으로 더 가까이 뻗어 나온 무대배치로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지휘자의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과 웅장하게 뿜어져 나오는 80인조 오케스트라 소리가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숨죽이게 만들었다.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의 ‘카르멘’의 강열한 사운드는 관객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으며, 오페라 ‘라크메’의 꽃의 이중창과 ‘타이스’의 피날레, ‘호프만의 이야기’ 중 호프만의 뱃노래 등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선율로 관객들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감싸는 촉매역할을 했다. 특히나 ‘타이스’의 피날레 에서는 악장이 그 유명한 ‘타이스의 명상곡’을 솔로로 들려주어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공연의 클라이맥스는 오페라 ‘앙드레아 쉐니에’의 조국의 적,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오월의 어느 날처럼, 그대 곁에 있으니 네 곡으로 꾸며졌다.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극장 주역가수 양준모와, 소프라노 오미선, 테너 신동원의 최고 기량을 들을 수 있는 곡들이었다.
둘째날 “마에스트로 샤이비가 그리는 가을노래”에서 포항시립합창단은 창단 27년 만에 세계적인 합창지휘자 샤이비와의 완벽한 호흡을 맞춰냈다. 몰튼 로리센의 미국 예술가곡과 흑인영가, 아프리카 민요, 한국민요 등 다양한 레퍼토리와 빠른 무대전환으로 관객들을 몰입시켰고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한 샤이비의 지휘는 청중들을 고요하게 집중시켰다.
공연의 대미는 미국인 지휘자가 해석하는 한국민요가 장식했다. 샤이비가 한복을 입고 나오자 관객들은 탄성을 질렀다. 샤이비는 평소 우효원 작곡가의 메나리(농부가의 일종)를 지휘하고 싶었으나 미국합창단이 부르기엔 어려워 이번 포항시립합창단을 만나면서 그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서양지휘자라고 해서 표현의 어색함은 전혀 없었다. 조혜영이 편곡한 노들강변과 옹헤야 등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확인하는 가슴 벅찬 감동의 시간이었다.
마지막 날 열린 “포항시립교향악단 with 정동하”의 공연장 열기는 어느 공연보다도 뜨거웠다. 1부는 영화음악 2부 인기가수 정동하 협연으로 꾸며진 이날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되며 시민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다.
정주영 지휘자(수원시립교향악단)의 지휘아래 20세기 폭스사 팡파레,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스타워즈(별들의 전쟁)이 웅장하게 울려 펴졌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아름다운 선율은 뜨거운 여름을 지나온 관객의 가슴에 상큼한 빗줄기를 선사했으며, 곡의 후반부 도레미송에서는 모든 관객이 손뼉을 치면서 리듬을 맞췄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넘버 ‘대성당의 시대’로 무대를 시작한 정동하는 ‘오!사랑’, ‘붉은 노을’, ‘섬집아기’ 등을 부르며 열정과 애절함을 넘나들며 관객들의 몸과 마음을 흔들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은 “이모든 영화들의 감동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느낌”이라며 ”공연이 끝난 후에도 가슴이 두근댄다. 멋있는 밤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포항시 승격67주년을 기념하면서 영남권을 대표하는 체류형 클래식 음악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해 처음열린 포항뮤직페스티벌이 2회째를 맞으며 명실상부한 포항의 문화브랜드로 거듭났음을 확인 할 수 있다. 다음 3회에는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시민들을 초대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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